
제6회 마약퇴치연구소 심포지엄 개최
‘마약류 이슈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방안’
제6회 마약퇴치연구소 심포지엄이 12월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개최됐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설 마약퇴치연구소는 다양한 시각,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심포지엄을 개최해왔다. 올해는 ‘마약류 이슈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 방안’이란 주제로 심도 있는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약중독은 질병, 국가·사회적 관심과 정책 필요
국내 마약 이슈가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마약류사범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로 1만 4,000명을 넘어가고 있고, 국회에서는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마약 이슈를 현명하게 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마약퇴치연구소는 그 고민을 함께 나누며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수미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범진 마약퇴치연구소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마약류관리 기관들 역시 각자 움직이지 말고 연계성을 가지고 하나로 움직여 건전하고 발전적인 마약정책을 이끌기 바란다”고 심포지엄의 궁극적 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이경희 이사장도 “마약류 문제는 범국가적 공조 체제를 갖추고 예방부터 사회복귀까지 상호 연계성을 가진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우리나라에 맞는 사회적 시스템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논의의 자리가 되길 당부했다.

축사를 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마약 피해는 개인에 머물지 않고 국가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우려하며 마약 폐해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대한약사회도 함께 발을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문희 마퇴본부 명예이사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하게 마약 없는 밝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마약퇴치 운동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한 예산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한국마약퇴치 학술대상’ 시상식 에서는 30여 년간 마약환자 치료에 힘써온 조성남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을지중독연구소 소장)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조성남 교수는 수상자 특별강연에서 마약 중독은 무서운 질병으로 구금 중심이 아닌 치료 중심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독에 빠지는 이유와 중독의 폐해를 의학적으로 분석해 전문적 치료의 필요성과 효과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치료보호예산의 증액, 치료조건부 집행유예제도의 도입, 교도소 내 치료시설 확충을 제언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제6회 한국마약퇴치 학술대상
조성남 을지대학교 교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12월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제6회 한국마약퇴치학술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조성남 을지대학교 초빙교수에게 제6회 마약퇴치학술대상을 시상했다. 수상자인 조성남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부곡병원장과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장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약물중독 관련 분야에서 임상 및 치료재활에 연구를 거듭하여,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마약류 중독분야가 국제적 수준에 이르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Q.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이 궁금합니다.
30년 가까이 마약환자 치료에 매진해온 보답인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동안 학술가가 아니라 임상가로서 환자 치료에 집중했는데요. 학술대상 수상을 계기로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더 깊이 연구하여 더 좋은 치료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Q. 오늘 ‘중독은 치료가능한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셨습니다.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셨나요?
중독은 아주 무서운 질병입니다. 치료를 통해 회복되어야 하지 구금만으로는 결코 회복되지 않지요. 다수의 마약중독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기회를 받지 못하고 재범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1~2년을 꾸준히 끊어야 몸이 회복되는데 혼자서는 결코 끊을 수 없거든요. 사회적,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적어도 1년간은 집중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재활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치료보호 예산의 증액과 치료조건부 집행유예제도 도입, 교정본부 내 치료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Q. 경상환자 치료, 초기 치료를 강조하셨습니다.
약물 치료는 전쟁입니다. 전쟁 시에는 살릴 수 있는 경상자 치료가 우선입니다. 중독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을 회복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소수의 사람을 완벽히 회복시켜 그들이 다른 중독자를 회복시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회복자가 많아야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회복자를 대상으로 상담가 교육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법학 대학원을 다니며 정책적인 고민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약사범을 구속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치료받을 수 있는 법적 감독 역할을 더해야 합니다. 교도소에서 치료하면 참여율을 확실히 높일 수 있죠. 앞으로 교도소에 하루 24시간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소를 만들고, 실효적인 치료 기간도 보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환자들을 돌보며 제도, 정책, 인식 변화를 이끌어가겠습니다.

단속통계부터 마약진단 방법까지 다양한 발제



오정미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한 심포지엄은이범진 마약퇴치연구소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6명의 발제자가 각기 다른 시각으로 마약 중독 이슈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범진 소장은 ‘사람중심의 마약정책 변화에 따른 해외 성공 사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소장은 마약중독을 건강 이슈로 인식하고 마약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태국의 많은 예산을 들여 시행한 ‘중독자 중심 약물치료 및 재활정책’이 불러온 긍정적 변화를 소개하며 우리나라도 재활과 치료를 통해 마약류사범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춘성 대검찰청 수사사무관은 ‘단속통계 및 경험으로 살펴본 한국의 마약안전지대 여부’를 주제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미있는 통계를 발표했다. 마약류사범 단속현황과 재범률, 국내외 마약류사범 단속 실태,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마약류 암수범죄 추정 분석까지 생생한 자료를 공유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상대적 마약안전지대’로 평가하지만 국제범죄조직에 의한 대규모 필로폰 밀수입 사례, 통신수단을 통한 마약류 거래의 일반화 등으로 언제든 마약안전지대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최화경 전 국립부곡병원 중독진단과장 ‘마약중독자 기소유예교육과 치료재활적 접근’을 주제로 마약류사범을 대상으로 효율적 치료와 재활프로그램을 병행해 재범을 예방하는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제도’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의료적, 교육적, 사회적, 심리적, 작업적 서비스를 망라한 폭 넓은 치료와 재활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제도의 효과성을 살린 한국형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예방-치료재활-사회복귀가 가능한 지속적인 사후관리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금민정 세브란스병원 약무국 약사는 ‘암환자의 초속효성 마약성 진통제 사용으로 인한 의존현황 및 제언’을 주제로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 위험과 중독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초속효성 마약성 진통제 중 하나인 ‘펜토라 박칼 정(Fentorabuccal tablet)’을 복용하는 암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의존 경향성을 파악하고, 의존 환자의 위험 요인을 분석한 유의미한 결과를 공유했다. 무엇보다 의료용 마약사용이 많은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마약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약사의 개입이 필수적이며 마약성 진통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복약지도, 약력관리, 모니터링이 꾸준히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문탁 JIT 적정기술연구소장은 ‘마약중독자 개인정보보호 및 재활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라는 신선한 주제를 선보였다. 마약과 블록체인이라는 낯선 연결고리를 미국 해이버(hayver.io)사와 데이터필(Datapill)사 사례로 쉽게 풀어주었다. 해이버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응용해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앱으로 일명 ‘할 수 있다(Do it)’ 코인을 만들어 참가자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를 높이고 있다. 이 비트코인은 재활에 도전하는 용기의 상징으로 다양한 재화 및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다. 데이터필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익명성을 보장하면서도 안전하게 관리 가능한 마약처방전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손소장은 마약환자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인센티브로서 암호화폐가 이미 시험되고 있음을 알리고 신뢰성과 보안성을 구현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생활 침해 없이도 투명하면서도 세심한 마약중독자의 회복을 이끌 필수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귀례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 부본부장은 ‘유해약물 교육 현장에서의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 개발’을 주제로 실제 진행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청소년들이 유해약물과 약물중독의 유해성을 알기 쉽게 이해하고 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개발된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진단의학 사업을 선도하는 미국 Abbott 사의 Mr. Colin Lagalia는 ‘합성마약, 향정신성물질과 최신 마약진단기법 소개’를 주제로 발표했다. 다양한 성분이 조합된 합성마약의 폐해가 날로 심각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진단 기법도 진화해야한다고 말하며, 애보트가 개발한 합성물질에서의 양성반응 도출 등 약물중독의 사각지대 방지 진단기법 및 소변, 머리카락, 타액, 혈액 테스트의 장단점과 신속하고 간편한 다양한 진단 기법과 기구를 소개하여 관계자들의 관심을 높였다.
학술발표가 모두 끝난 후 전영구 한미약품 고문(전 마퇴본부 이사장)은 총평을 통해 사회다변화 과정에서 마약 문제가 더많이 발생한다며 한국이 마약 안전지대로 남을 수 있도록 사람 중심 치료와 재활을 바탕으로 여러 기관과 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마약류 이슈를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공유한 제6회 마약퇴치연구소 심포지엄은 ‘사람중심’과 ‘동행’이라는 메시지를 깊게 새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