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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에 대한 최선의 답은 ‘예방’입니다
이향이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부지부장


지난 6월 26일 한국마약퇴치본부(이하 마퇴본부)가 주관한 ‘제32회 세계 마약퇴치의 날‘ 기념식에서 이향이 대구지부 부지부장이 16여 년간 마약퇴치에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상을 수여받았다. 2003년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전문위원으로 처음 마퇴본부와 인연을 맺은 이향이 부지부장은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아동·청소년을 위한 불법 마약류 퇴치 강의 매뉴얼과 교수법을 개발하는 등 마약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에 매진해왔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그랜드 앰버서더 호텔에서 그를 만나 수상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마퇴본부의 ‘수호천사’라 불리다

16여 년간 마퇴본부와 손잡고 마약류 오·남용 및 폐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마약퇴치에 헌신해 온 이향이 부지부장. 주로 아동과 청소년에게 마약 및 약물 중독의 실상과 위험을 알리는 예방교육을 펼치며 건강한 사회,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마약류 사범에게 재활교육과 대국민 홍보활동으로 마약중독자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기여한 그는 마퇴본부의 ‘수호천사’라 불리고 있다.

“그동안 마약퇴치의 날 기념식에서 수상하신 분들에 비해 경력이나 본부 내 역할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기에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상은 제게 주어진 상이 아닌 대구지부에서 오랫동안 같이 활동해 오신 많은 분을 대표해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에 앞서 마약류를 비롯한 여러 약물들의 위해로부터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더욱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부지부장은 “마약퇴치 활동은 사회를 위한 봉사의 영역이므로 생업을 제쳐두고 매진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방치할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활동을 펼쳐오며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격려와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여러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는 그는 특히 대구지부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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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교육은 모든 이를 위한 최고의 봉사

이향이 부지부장과 마퇴본부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교(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강의를 하던 그는 청소년 대상으로 한 약물 오·남용 교육을 해보겠냐는 現 이재규 대구지부 지부장의 제안에 본격적으로 마약퇴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약물 오·남용 교육이야말로 약사의 역량을 살리며, 우리 사회와 국가 나아가서는 전 세계 모든 이를 위한 최고의 봉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그는 주로 아동과 청소년에게 마약 및 약물 중독의 실상과 위험을 알리는 예방교육을 펼치며 마퇴본부의 ‘수호천사’라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 마약퇴치 정책은 마약류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통제, 즉 공급의 억제와 사용자의 처벌을 통한 수요 감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마약류 사범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마약류 사용으로 인한 폐해를 예방교육을 통해 정확히 인지시킨다면 국가·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중독에 대한 최선의 답은 ‘예방’이기에 약물남용의 위험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 부지부장은 앞으로 청소년뿐만아니라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임하는 기소유예교육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마약류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를 방지해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해야 하고,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와 사회복귀 촉진을 위해 연구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관련 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마약에 중독된 10대 여학생의 재활교육을 성공적으로 도왔던 이 부지부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19세였던 여학생은 또래들이 경험하는 평범한 일상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결국 마약까지 접하게 되어 마퇴본부에 기소유예교육생으로 의뢰되었다. 매주 1회씩 6개월 동안 1대 1 상담교육을 진행한 이 부지부장은 교육생이 점차변화되는 모습에 희망을 발견했다.

“마약 투약자는 중독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인식 때문에 한 번의 실수로도 가정과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되는 고통을 겪고 있고, 결국은 다시 마약류를 투약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우리 사회 일원으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재활의 기회를 부여하는 정책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엄마의 마음으로 그들의 굴곡진 삶을 어루만져 주며 성공적인 재활을 돕는 교육에 힘쓰고 싶습니다."

이처럼 마약 중독자들이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전과자라는 사회적 낙인이다. 이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박탈하고 단순 구금·격리시키는 사법 정책은 마약류에 대해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뿌리내리게 한다. 이 부지부장은 “마약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 그들을 양지로 끌어내 치료·재활을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유익하고 실용적인 교육을 위해

현재 마퇴본부의 역사에 비해 마약퇴치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인재가 부족한 것이 실정이다. 앞으로 마퇴본부를 이끌어갈 역량 있는 젊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는 “마약 문제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 책임과 권리,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껏 활동하신 분들의 역량이 밑바탕이 되고 거기에 젊은 인재들의 창의성과 활동력이 더해진다면, 마퇴본부는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활동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더불어, 날로 다양해지는 신종 마약류에 맞게 적절한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재활과 예방이라는 두 영역이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마약류로 인한 문제는 더 이상 특정인,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심각한 사회적·국가적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그 해결책이나 예방책을 뒤늦게 마련해왔다. 이 부지부장은 “마약류로 인한 문제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을까 염려되는 시점”이라며, “현재야말로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화가 가지는 힘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학교로 찾아가는 약물 오남용 예방 뮤지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동과 청소년에 적합한 약물 오·남용 예방 교수법을 개발해 일방적 교육이 아닌 재미있는 실용적인 교육으로 마약 없는 청정대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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